비트코인 열풍이 한창이던 시절, 나도 주변 분위기에 이끌려 소액 투자를 한 적이 있다.
정확히는 결혼 전, 지금으로부터 4년쯤 전의 이야기다.
그때는 코인에 대한 정보나 기준이 전혀 없었다.
‘늦으면 손해 보는 거 아닐까?’라는 조급한 마음이 컸고, 나도 조금은 타이밍을 놓치기 싫었다.

그렇게 리플(XRP)을 중심으로 50만 원 정도를 투자했고, 당시엔 어플을 자주 켜보며 단타 매매도 몇 번 시도했다.
몇 번의 매수·매도를 거치며 수익도 살짝 본 기억이 있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전략이라기보다 그냥 운이었다.
그렇게 점점 관심이 멀어졌고,
결혼 이후에는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그 계좌가 떠올랐다.
앱을 다시 설치하고 인증을 진행하던 중, 남편이 슬쩍 묻더라.
“뭐해?”
“나 옛날에 코인 산 거 있었거든. 갑자기 생각나서…”
그랬더니 남편 눈빛이 반짝했다.
“비트코인 몇 개 있는 거 아니야?”라면서 기대 섞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총 보유 자산은 약 63만 원.
그중 대부분이 리플 152개였고, 비트코인은 0.0003개 정도.
기타 소량의 코인들은 대부분 입금 중지 상태였다.

계산해보니 당시에 넣었던 금액 대비 큰 손실은 없었다.
대략 50~55만 원 정도를 넣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현재 잔액은 거의 원금 수준이거나 살짝 더 많은 수준이다.
생각보다 많이 까먹지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요즘 비트코인 시세를 보니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그때 리플이 아닌 비트코인을 샀더라면 지금쯤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긴 했다.
하지만 결국 그 시절의 나는 ‘이제 리플이 뜬다더라’라는 소문을 단순한 기준으로 선택했고, 투자 이유도, 보유 전략도 없었다.
지금은 다르다.
지금의 나는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이 돈을 언제 쓸 건지”, “잃어도 괜찮은 돈인지”를 먼저 생각한다.
ETF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는 추종 지수, 환율, 보수, 환헤지 여부 같은 것들도 하나하나 따져보게 됐다.
단타보다는 장기 보유, 자산 흐름 안에서의 역할을 먼저 고민하는 편이다.
이제는 누가 뭐라고 하든 내가 선택한 기준 안에서 움직이려고 한다.
만약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때처럼 아무 정보 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 경험 덕분에 지금의 나에게는 ‘투자는 타이밍보다 기준이 먼저’라는 생각이 확실히 자리 잡혔다.
이 글을 쓰며 다시 한 번 느꼈다.
자산관리는 결국 시간과 선택의 누적이다.
그 안에 있는 나의 기준은 계속 달라지고, 조금씩 성장해간다.
그래서 이런 경험도 기록해두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잊고 있던 4년 전의 리플 투자도, 지금의 나에겐 하나의 자산 흐름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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